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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까지만 해도 욕실은 쾌적함이나 휴식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다. 세탁기와 변기, 세면대가 나란히 붙어 있는 말 그대로 ‘씻기 위한’ 공간이었다. 세면대와 비슷한 높이의 샤워기, 대야에 물을 받아 세수를 하는 장면들, 어서 나오라고 문을 두드리며 재촉하는 욕실 밖 가족의 모습들을 드라마나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욕실의 이미지는 보다 모던하고 쾌적하며 사적인 공간에 가깝다. 내적 갈등을 겪는 드라마 속 인물은 부스 속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연예인은 대리석 욕조와 세면대에서 반신욕을 즐기며 피로를 푼다. 중세의 재계일이나 세례식에서 물은 영혼을 정화하며 악귀를 쫓는다고 여겨졌는데, 마치 그러한 의식이 현대의 욕실에서 부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이 정화에 가까울까, 아니면 다음 날의 피로를 견디도록 만드는 잘 설계된 채 숨겨진 의식에 가까울까? 


  욕실 안에서 우리는 모든 불결하고, 혼란스럽고, 건강하지 않은 것들을 씻어내고 흘려보내기를 반복한다. 모든 잡생각이 사라진 새하얀 상태가 된다. 그것을 깨끗하다고 말한다. 깨끗함을 위한 용품은 매일 새롭게 등장한다. 계속해서 갱신되는 깨끗함의 이미지는 더 많은 선택을 만들고,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그것이 낳는 것은 더 많은 만족이 아니라 더 많은 불안이다. 어떻게 해야 불결하지 않을 수 있는가의 문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완벽한 청결로부터 계속해서 부족해지는 상태. 모든 깨끗함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은 인간 본연의 상태로부터 먼 이미지들이다. 적당한 세균과 박테리아는 오히려 인간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깨끗한 용품들의 생산이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온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깨끗함에 대한 새로운 사유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욕실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Until the 1990s, bathrooms were not considered as conductive places, nor places of comfort and relaxation. They were places simply designated for 

“Cleaning” and often included a washing machine, toilet, and sink. Many TV 

shows and films featured scenes that show the shower at a similar height 

as the sink, people filling up their washbasins with water to wash their face, 

and people knocking on the bathroom door to hurry each other to vacate the place. In contrast, the images of bathrooms displayed through 

media in the recent years are modern, pleasant, refreshing, 

and closer to a private space. In TV shows, people suffering inner 

conflicts are often seen organizing their thoughts under pouring water from the shower, and celebrities on reality shows are shown relaxing in their luxurious marble bathtubs. Bathrooms now become a well-designed, everyday spaces of consumption. In the medieval times, water used in purification rituals or baptisms was considered to purify the soul and exorcise evil spirits. It seems that similar rituals are being revived in the modern bathroom. However, are these really purification, or are these hidden rituals  well-designed to make people endure the fatigue that lies ahead.


  We repeatedly wash away every filth, confusion, and unhealthiness in the bathroom to become a clean self, free from all complications. New products to maintain cleanliness appear every day. The constantly renewed image 

of cleanliness open up more options and demands more effort to achieve it. What this multiplicity produces however, is not more satisfaction, but more anxiety. The matter of staying away from impurity, and the constant parting from absolute purity. Images associated with cleanliness are far from the natural state of humans. Researches that show a certain amount of germs 

and bacteria are in fact good for humans are no longer newsworthy. It is 

also clear that the production of hygiene products are actually destructing the ecosystem. In this respect, this is the moment when we need a new purpose 

for cleanliness and bathrooms to facilitat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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